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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ian으로서의 글들

명문대의 백분위 인플레이션은 진짜일까?

블로그에 글을 적는 것은 오랜만인 것 같은데, 2학기 바쁘게 지내고 학기 마치고도 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이제서야 적는다. 변명은 되도록 짧게 하는 거니까, 거두절미하고 할 얘기나 해야지. (사실 이 문장 적고 글 끝맺기까지 또 2주가 걸렸다.)

 

"명문대의 백분위 인플레이션은 진짜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적어보고자 하는데, 학교 커뮤니티 페이지 글을 보니 이 질문이 생각나더라. https://www.facebook.com/KaDaejeon/posts/2834453623540009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명문대학교들이 백분위 90 이상 학생 비율의 순위에서 실제로 상위권을 차지하긴 하더라.

위 도표 그림은 대학알리미에 "백분율"을 검색하면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중 상위 학교들을 다시 배열한 것인데, 맨 오른쪽에 백분위 90 이상 학생 비율의 순위를 정리했다. 이 중에서 낮은 편인 GIST(광주과학기술원)과 성균관대학교 마저도 전체 240여개 대학 중에서는 상위권에 위치함을 알 수 있었다. 서울대, 디지스트, 포스텍은 2019년, 2020년 두 해 연속으로 4~6위를 나누어 차지했고, 그 외에도 카이스트와 연고대, 유니스트 등도 최상위권의 비율을 차지했다. 백분위 90 이상을 차지하는 학생의 비율이 52%~67% 정도를 차지했고, 3Q 정도를 차지하는 2019년 지스트와 성균관대의 41% 근처에 비해서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인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위 커뮤니티 글이 인용한 베리타스알파 기사 http://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027&fbclid=IwAR3Xi41i7PvK0Q9X3nr0rBnp3x06lHuu46_OiG-4pYJizaRyy0nJSEsY1nU 에서는 백분위 90 이상의 학생 비율만을 인용하였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았다. 물론 기사에서도 언급이 된 바 있듯이 학과 편차도 학교 편차만큼, 혹은 그보다 더 심하게 차이가 나기도 하니 이 부분도 염두하고 글을 계속 읽길 바란다.

백분위 90이라는 단편적 기준보다는 5점 단위로 끊은 분포표를 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65부터 100까지 5점 단위로 끊은 분포표를 만들어왔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2019년에 비해 2020년 중앙값 근처 구간에 더 집중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은 학교는 위 학교에서는 고려대만이 뚜렷하다. 특히 디지스트, 포스텍을 보면 95~100 구간의 학생 비율이 줄어든 만큼, 혹은 그 이상을 90~95 구간에서 유입하고 있다. 이는 월등하게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줄었지만 그럭저럭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평준화"의 경향이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분포만으로는 인플레이션 경향을 보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백분위 평균을 가지고 와보았다. 백분위 90 이상의 비율이 비슷했던 지스트와 성균관대는 백분위 90 미만 분포의 차이로 인해서 백분위 평균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성균관대와 지스트 사이에 백여개의 학교가 끼어들게 된다. 또한, 백분위 90 이상의 비율이 유니스트보다 고려대가 높았으나 백분위 평균의 경우 역전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아래 서술되는 문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순위를 살펴보면 성균관대를 빼고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이 모든 게 "졸업생"의 분포이다. 본인이 재학 중인 카이스트의 경우 학점이 2.0 (백분위 74.78) 미만인 경우 졸업기준 미달에 속하며, 매 학기 학점 2.0 미만인 경우 학사경고를 받게 된다. 학사경고가 쌓일 경우 제적을 당하게 되니, 낮은 학점을 가진 학생은 졸업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카이스트의 라이벌, 포스텍도 역시 학점 2.0 (백분위 77) 미만에 대해서 동일한 학칙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나 유니스트 등 아래 부분이 0인 분포는 비슷한 상황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표에서 아래쪽 꼬리를 없애는 결과를 낳게 되어 학점 인플레를 "실제보다 더 심각한 상황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유의하시길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게임에서도 리그를 나누어서 따로 플레이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본인이 롤도 안 하고 요즘 유행하는 게임들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잘 모르겠지만, K-POP 리듬게임 중 하나인 슈퍼스타 시리즈(SM, YG, JYP, 플레디스 등의 기획사 별로, 혹은 아이즈원이나 여자친구 등 아티스트 별로 나와있다.)의 경우 브론즈, 실버, 골드 등의 리그를 나누어서 그 안에서 순위경쟁을 하는데, 브론즈에서의 5등과 골드에서의 5등은 엄연히 그 가치가 다르다. 백분위도 그런 기준을 가져야 합리적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명문대일수록 더 나은 역량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단순히 "명문대가 평균 백분위나 백분위 90 이상의 비율이 더 높다"라는 사실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이유들을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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